생각을더하는디베이트/디베이트 수업 이렇게 해봤어요

디베이트로 초등학교 저학년을 만나다.

복남진우 2015. 9. 24. 22:26

 

보통 디베이트수업은 초등학교 4학년 부터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 용산초등학교라는 곳에서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디베이트 수업을 진행해보았습니다.

디베이트라고 보기보다는 정확한 개념은 토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늘 아이들에게 '토론'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심어 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먼저, 아이들과 알아차림, 자기표현, 공감의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이를 위해서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의 기분은 어때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1분동안

침묵의 시간을 갖게 하고, 사고의 훈련을 시켰습니다. 그런다음 나눠준 이미지 그림을 통해 찾게 한다음

자기기분에 대해 이유나 경험을 가지고 표현해보라고 하였습니다. 이후 아이들의 발표가 끝난후에는

박수로 공감해주었습니다.

 

이어서 "감정표현 놀이"를 진행했습니다. 준비물은 제가 직접 만든 '감정카드'와 카드를 넣어둘 작은 주머니를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짝을 지어보라고 한후, 낱말카드를 뽑아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다음,

가위바위를 시킨후, 이긴사람이 먼저 몸동작으로 설명해서 짝꿍인 친구에게 맞춰보라고 하였습니다.

서로가 그렇게 돌아가면서 몸동작으로 설명한 뒤, 돌아가면 자기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해보았습니다.

 

다음으로 우리끼리 세운 약속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친구에게 말하고, 두번째는 교실전체가 울릴 정도로 말하고, 세번째는 학교전체에 울릴 정도로 말해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세 3번정도 반복을 했는데, 그 이유는 공동의 지혜를 모으기 위한 디베이트를 하기 위해서는 상호존중과 이해, 배려, 사랑의 가치를 최고의 가치로 인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가치명료화 접근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단순히 가치를 주입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명백하게 하여 자신이 선택한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가치와 일관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을 중요시 하게 하기 위한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다음 아이들에게 사진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준비한 사진들은 개콘에 나왔던 토론사진들, 그리고 여러 토론의 장면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사진들을 보면서 '토론', '모여서 뭔가 이야기 하고 있어요', '어떤 문제에 대해 모두가 말하고, 결론을 내고 있어요' 등등. 말을 했습니다. 여기서 초등학교 1학년이 사진만 보고,

이런 추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다음 사진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바로 아이들의 대답은 명료했습니다. "토론이요" 그리고 다시 되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해나요?"  아이들의 이야기는 다양했지만 종합해보면, "함께 모여서 뭔가 이야기 하고 있어서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나서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생각하는 토론이란 뭐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저마다 대답을 했고,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릴 수 있었어요.


 

"함께 모여서 이야기 하며 어떤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

 


아이들은 알았던 것 같아요. 토론에서 빠지면 안되는 중요한 낱말드리에요!!


 

"함께, 생각, 주제, 결론, 싸움, 사람"


 

여기서 팁을 드리면, 핵심어를 찾아 개념탐구하는 활동은 아이들 나름의 생각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명확하게 개념을 구성하는데 도움을 줘요.

 

참고로, 초등학교 저학년이기 때문에 디베이트에 대한 의미보다는 토론에 대한 의미로 의도적으로 접근을 했어요. 디베이트는 어떤 특정한 주제에 대해 찬반으로 나눠서 자기팀이나 자신의 논리로 옳다고 싸우는 것이 디베이트인데, 아이들에게 단지 싸운다는 느낌만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기 때문에 다시한번 아이들에게 정리를 해줬어요.

 

"어떤 주제에 대해서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생각을 모아 결론을 내는 거에요"

 

그런다음, 아이들에게 또 물었어요. "사람들은 왜 모여서 함께 생각할까요?"

(예) 혼자 생각해서 결론을 내는 것보다는 같이 생각하는 게 좋아서요.

 

결국 우리가 토론을 하는 이유는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생각하는 것이 더 잘 판단되기 때문에 토론을 하는 거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다시한번 정리를 해준다음 토론의 별칭을 지어보라고 했어요.

 

자신이 키우는 개이름부터 해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는데, 최종적으로 선택된 별칭은 "무지개"였어요. 그이유는 무지개는 아름다운데, 토론이라는 것 또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거라서 아름다워 보여요" 라고 대답을 하더라구요. 아이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전율이 느껴지더라구요.

 

그리고 문장만들기 토론을 해봤는데, 주제는 "우리반은 무엇과 비슷한가요?"라는 주제였어요.

아이들은 자유롭게 색종이에 자신들의 생각과 까닭을 적고

칠판에 붙이면서 하나의 완성된 문장을 만들어 봤어요.

 

"우리 반은 놀이다.

우리반에 오면 친구들고 놀 수 있다.

 

우리반은 딱지다.

딱지와 같이 다양한 친구들이 있다

 

우리반은 행복이다.

우리반에 오면 행복하니깐

 

우리반은 양털이다.

양털처럼 복실복실하다.

 

우리반은 토론이다.

말을 많이 한다.

 

우리반은 친구다.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