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에 심은 나무 /달달한 묵상일기

하나님 나라에서의 공정성 : 브솔 시내의 다윗

복남진우 2018. 10. 7. 21:15


2018년 10월 7일 묵상일기


 하루하루가 시험의 연속인것 같아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공정함'에 대해 계속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유진피터슨의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에서 말하고 있는 '브솔 시내에서의 다윗'의 모습을 떠올려 보게 되었어요. 다윗이 시글락 성에 머물 때 다윗의 군대가 없는 틈을 노려 아말렉 족속이 시글락을 약탈하게 되고 뒤늦게 다윗과 그의 군대가 그들을 쫒게 돼요. 600명의 군사와 함께 추격하다가 브솔 시내에 이르렀을 때 200명의 부하들이 더 이상 갈 수 없을 만큼 탈진했어요. 

 그들이 말했어요.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한 발자국도 가지 못하겠소 몸도 마음도 완전히 힘을 잃었소 더는 못하겠소" 그래서 그들은 브솔 시내에 그대로 남겨졌어요. 다윗과 나머지 400명은 그들을 남겨두고 시내를 건너서 황량한 사막지역으로 더 깊숙이 들어갔어요. 그러다가 반쯤 죽은 채 버려진 병든 이집트인을 발견하고, 그 이집트인의 도움으로 아말렉 군대를 만나게 되고, 약탈의 기쁨에 춤추던 아말렉 사람들을 쳐서 여인과 자녀들, 양 떼와 소 떼를 모두 찾아 돌아오게 돼요.

 돌아오는 길에 지쳐서 추격을 중간에 멈춘 200명의 동료들을 만나게 돼요. 그러자 끝까지 추격했던 200명 중 일부가 다윗에게 우리가 도로 찾은 물건을 그 400명에게 주면 안된다고 요구해요. 공정성의 문제가 발생한거죠. 바로 그 때 다윗이 나섰어요. "도중에 하차해서 남아 시냇가에서 물건이나 지켰던 그 200명이나 목숨을 걸고 싸움터로 나가 싸운 400명이나, 모두 동등하며 그러므로 모든 것을 동등하게 나누어야 한다. 주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것을 가지고, 우리가 그렇게 처리해서는 안된다. 모두 똑같은 몫으로 나누어야 한다."

 공정한 분배를 요구했던 주동자들을 사무엘상 30장 22절에서는 '악하고 야비한 사람들'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상식적이고 어쩌면 당연한 정의를 요구했던 사람들에 대해 지나쳐보이는 평가가 아닐 수 없어요. 왜그렇게 생각하냐면,  일단 싸움에 참여하지 못한 200명의 약함을 공동체 안에서 함께 감당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공정임을 말하려는 것임을 알겠고,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였고, 하나님의 주권아래 있기 때문에 어느누가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물건을 공정하게 나누자는 말을 감히 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이 그들에게 관대한 은혜를 베풀어 줬기에 그들도 은혜로 대해야 한다는 것임을 이해해요. 그리고, 신약성경에서 포도원 주인이 먼저온자나 나중에 온자나 똑같은 품삭을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고요. 이처럼 하나님 나라의 원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원리를 훨씬 아니 그 이상 뛰어넘는 것 같아요.

 또한, 자본주의 세계관으로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어요. 아말렉과 싸웠던 사람들은 자기 목숨을 걸고 싸웠던 자들이고, 브솔 시내에 있었던 자들은 물건을 지켜며 쉼을 누렸던 자들인데 어떻게 같아 보이겠어요. 당연히 목숨을 걸고 싸웠던 자들이 보상을 받아도 훨씬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하는 거겠죠. 또한 여기서 드는 생각은 아말렉과 싸우러 간 400명또한 브솔 시내에서 쉬고 싶지 않았을까요? 그들도 쉬고 싶었을 거예요. 그들도 똑같은 인간이라면 지쳤을 거니깐요. 하지만 다윗의 판결은 완전히 자본주의 세계관을 깨뜨려버려요. 저 또한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예요. 하지만, 여기서 하나님의 시각으로 살펴보기 위해 묵상하고 또 묵상해봤어요.

 브솔 시내의 다윗을 보면서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렸어요. 예수님이 자본주의 세계관으로 가득찬 저에게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지쳤느냐? 힘이 없느냐? 탈진 했느냐? 불공정하게 느끼니? 진우야...그럼 나에게 오렴 그러면 내가 너에게 생명을 줄게...나는 너에게 진정한 쉼을 보여 주고 싶어. ..나와 함께 행하고 나와 함께 일하자 내가 어떻게 행하고 일하는 지를 보고 배우렴 자연스러운 은혜의 리듬을 배웠으면 좋겠어..나는 너에게 무겁고 억지스러운 짐을 지우지 않을거야..너와 교제하고 싶구나 그러면 너는 자유롭고 가볍게 사는 삶을 배우게 될거야..브솔 시내가에서 못 쉬었던 것이 억울하니? 억울해 할 필요 없어 너의 아말렉과 목숨걸고 싸울때 나도 너와 함께 있었어...아마도 브솔 시내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나와 함께 싸웠던 너를 어느 전리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너를 부러워 했을지도 몰라.. 진우야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것이 다 네 것이 아니겠니..."

 결국 공동체는 연약한 자와 함께 가진 것을 나눔으로 공동체를 지킬 수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되고, 하나님의 공정함은 세상이 말하는 공정함과 완전히 다름을 고백하게 돼요. 물질과 세상의 칭찬과 인정으로로 나누는 그런 공정함이 아닌, 100마리 양 중에 말 안듣고 다른 길로 간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는 것임을요, 세상의 기준에 맞지 않아 잃어버릴 수 있는 한 마리 양에게 온 힘을 기울이는 교육이 기독교 대안 교육임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리고 저는 더 수고하고 더 무거운 짐을 지는 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더 수고하고 더 무거운 짐진 자들아 주님이 함께 하심을 기억하고 주님과의 교제함에 기뻐하라"


-말씀과 기도로 사람을 세우는 복남쌤^^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