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이 변경된 수업
전북 고산에서 와일드 푸드 축제가 있었어요.
아이들은 축제가 있으니, 가자고 조르더라구요.
그런데, 계획된 수업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아이들이 요구하는데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수업에 대해 성찰하고 고민했던 저로서는 아이들의 요구를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고 싶다면, 뭔가 그곳에서 가치있는 일을 찾아라"라고 했고,
아이들은 "평소에 우리가 맛볼 수 없는 개구리와 메뚜기를 먹고 싶다"고 했어요.
그래서 갔죠. 하지만 아이들은 개구리와 메뚜기는 징그럽다며 관심이 없었고,
다른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졌어요.
저는 속으로 "그럴 줄 알았다 이 녀석들아 그래서 안가려고 했는데" 하는 생각을 했지만, 아이들을 찍은 사
진을 보니, 내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바로 활을 쏠 때 아이들의 표정이 저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가르쳐 줬어요.
여전히 기존에 짜여져 있는 커리큘럼에 규정짓는 저를 발견하게 되고
아이들은, 내가 의도한데로 가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의미있는 지점을 찾고, 그곳에서 배움이 있었던거에요.
저는 이런 질문을 던져보게 되네요.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깨달았을까?"
아이들이 의미지어지는 곳과 내가 의미지어지는 곳!! 이 곳이 일치했을 때
교사도, 아이들도 행복한 수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해석학에서 기투현상이라고 하는데, 해석대상에게 나를 던져서 대상과 나를 결합해나가는 현상인데,
수업의 상황속에서 나를 던져, 나를 비워나가는 것..이것이
아이들과 교사 모두가 행복한 수업의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