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주의 이방인이다
2016년 9월 1일 묵상일기. 기분날씨 : 좋음.
"슬픔은 우리를 가난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얼마나 작은지를 강력하게 상기시킵니다. 하지만 춤추시는 하나님꼐서 우리를 일으켜 세워 첫걸음을 내딛게 하시는 것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고통, 가난 혹은 어색함으로 인해 넘어지는 곳 말입니다. 예수님은 고난 없는 곳에서가 아니라 고난 안에서 우리의 슬픔 안으로 들어오시어 우리의 손을 잡아 부드럽게 일으켜 주십니다. 그리고 함께 춤추기를 청하십니다. 시편저자가 주님께서는 내 통곡을 기쁨으로 춤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라고 고백한 것 처럼 우리는 기도의 길을 발견합니다. 우리의 슬픔 그 중심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총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C.S. 루이스)
제 가방을 보면 '슬픔이'인형이 달려 있어요. 슬픔자체만 보면 부정적인 면이 강한데,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이 있다는 원리를 알기 때문에, 저는 슬픔에 대해 직면하고 싶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어요.
"사랑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IVP, 김영봉목사님)"라는 책을 어제 밤에 다 보고 잠을 청했어요. 하지만, 읽었던 글귀하나하나가 떠오르면서, 잠이 잘 오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하나님이 기도하라고 주시는 사인인것 같아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 기도했어요. 특히나, 이 책의 주제가 '죽음'과 관련되어 있고, 목사님이 임종예배를 드리면서 남긴 설교라서 그런지,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만약, 지금 이순간 주님이 저에게 "지금 나에게 올래?"라고 묻는다면, 저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난감할 것 같아요. 주님, 지금 가도 좋을 것 같은데요...하면 머뭇거릴 것 같아요. 왜냐하면, 결혼한지도 얼마 안되었고, 기독교교육운동에 뛰어들었는데 어떠한 열매도 없는 것 같고, 이땅에서 해야 할일들도 많이 생각날 것 같고, 내가 먼저가면 슬퍼할 사람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며, 살아 있는 동안은 살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 땅에서의 삶이 참으로 혼란스럽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김영봉목사님이 하신 말씀들이 생각이 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기도문을 만들어 봤어요.
몸에 하나둘 나이 먹은 흔적이 생길때,
그리고 이 흔적들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을 때,
나를 조금씩 움츠러들게 하고 쇠약케 하는 질병이 몸 안팎에서 생겨날때
나도 병들고 늙어간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으며 두려움 속에 빠져들때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만들어 왔던
알지 못하는 위대한 힘들의 손길 안에서
나 자신을 읽어 가고 있으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마침내 느낄때
오 이 모든 암올한 순간에
오 하나님 저로 하여금 알게 하소서
그 모든 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제 존재의 중심으로 들어와
저를 하나님꼐로 데려가기 위해 저를 조금씩 분해하는 과정임을
그 과정에서 하나님께서도 저만큼이나 아파하고 계시다는 것을
영원하신 주님
저에게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보게하시고
믿게 하시며 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저에게 그 믿음을 더하소서
모든 것을 가진 사라처럼
이 땅에서 살게 하시고
주님 부르실 때
아무것도 없는 사람처럼 기쁘게 떠나게 하소서
우리 모두가
주님이 먼저 가 그곳에 이르기 전까지는
우주의 이방인이라는 사실, 고아라는 사실, 미아라는 사실을
깨치게 됩니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말씀과 기도로 사람을 세우는 복남이^^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