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에 심은 나무 /달달한 묵상일기

아픔을 가지고 사는 우리

복남진우 2016. 6. 8. 21:50


2016년 6월 7일 묵상일기. 기분날씨 : 좋음.


 오늘 다른학교에 진학한 제자가 찾아왔어요. 늘 제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힘이 나고,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오늘은 2명의 제자들을 직접 보고, 2명의 제자들과 전화통화를 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어요. 이중에 기억에 남는 제자는 학교다닐때 많이 힘들게 했던 제자인데, 자신의 꿈이 뭔지 몰랐어요. 뭔가 늘 쫒기듯이 살았고, 패배의식속에서 자신을 가두고 살았어요. 그리고 학교에서 내가 담임임에도 불구하고, 저를 피하기도 했고, 저에게 대들다가 많이 혼나기도 했던 친구였어요. 이 아이를 크게 권면한적이 있었는데, 연극무대에 주인공으로 올라가는 문제로 친구들과 싸우고, 자신은 절대 역할을 맡지 않는다고 했어요. 저는 그 모습에 화도 나고, 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어요. 그래서 혼내보기도 했고, 달래기도 했지만, 결국, 그아이를 달래가며 설득했죠. 그때 이아이가 원하는 맛있는것도 많이 사줬던 것 같아요. 결국 그 아이는 그 무대를 아주 멋있게 소화해 냈고, 결국 연극관련 고등학교에 진학하더니, 소속사에 합격까지 하고 찾아온거에요. 아직 완전히 합격한 것은 아니지만, 그 모습을 보는 저는 너무 기분이 좋더라구요. 나때문에 이아이가 꿈을 이뤘구나 라기 보다는 나를 잊지 않았구나 하는 점에서요. 우리 주님은 이와 같겠죠? 나를 위해 뭔가 해줬기 때문에가 아니라 순전한 마음으로 주님을 뵐 때 주님의 마음이 이와 같을 것 같아요. 물론, 주님의 마음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요.

 저는 여전히 이기주의와 연약함, 저의 습관적인 죄성과 싸우고 있어요. 김상권의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낄때>>라는 책을 보면, "우리는 아픔을 겪는 것이 아니라. 아픔을 사는 것이다. 아픔은 우리 인생의 날선 도구 중 하나가 아니라 우리 인생 그 자체다", 그리고 또 와닿는 글귀는 "아픔을 통해 하나님을 더 잘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생의 아픔을 전율하고 그 속에서 통곡하는 것은 필연이다. 잘산다고, 대비한다고 피해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그대에겐 아픔이지만 결국은 그 끝에서 하나님이 드러난다."

 제 별칭은 '복남이', 아이들에게는 '복남샘'으로 불려져요. 제가 가고 싶은 길은 기복이 아니에요. 처음에는 '기복'에 대한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시인해요. 하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보은 기복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어요. 내가 잘될때도, 내가 안될때도 하나님이 여전히 나와 함께 하시며, 나를 인도해주신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복되다라는 것을 알았고, 복된자가 걸어가야 할 길은 아픔의 길일 수 있겠다라는 것을 깨닫게 돼요. 그래서 '아프고 싶니?' 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지금당장이라도 '아니요'라고 말할 것 같아요. 물론, 멋있게 '그 길이 아픈길이라고 할지라도 주님과 함께라면 문제 없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믿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주님꼐서는 '너희가 나를 따르려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좆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이 아픈 현실의 상황속에서 역사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깨닫고 살아가고 싶네요.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사건, 구이역 젊은 청년의 죽음, 남양주 가스 폭팔사고로 목숨을 잃은 일용직 노동자들을 묵상하며 주님의 아픔을 느껴봐요. 여교사 대신 남자교사를 섬으로 보내자라는 어처구니 없는 교육부의 대책을 보면 상실감이 크네요. 이나라와 이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싶네요.


-말씀과 기도로 사람을 세우는 복남이^^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