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서 시험받으시는 예수님(2)
2016년 5월 3일 묵상일기. 기분날씨 : 혼란함.
광야에서 시험받으시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망의 구조로 정리해보면, 예수님이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갔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사십일동안 밤낮으로 금식하셨고,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어요. 예수님은 배가 많이 고프셨죠. 마귀는 그것을 알고 첫번째 시험을 내놓았어요.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이돌들에게 명하여 떡이 되게 하라" 예수님은 대답하셨어요.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다" 이어 마귀는 두번째 시험을 내놓았어요. 예수님을 이끌고 높은곳에 올라가서 천하만국을 보이며 "이 모든 천하와 그 영광을 내가 너에게 주겠다. 다 네것이 될 것이다. 원하는데로 해도 된다. 대신 내게 절하기만 하면 다 네것이 될것이다." 그러자 예수님은 "기록된바 주너의 하나님께만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리라고 했다."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마지막으로는 마귀는 성경말씀을 인용하여 예수님을 시험해요.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여기서 뛰어내리라 성경말씀을 보니 하나님이 너를 위하여 그 사자들을 명하여 너를 지키주실 거라고 약속하셨다. 또한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네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할 것이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 마지막 시험도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하였느니라"라고 말씀하시고 모든 시험을 이겨내셨어요.
예수님이 광야에서 받으신 3가지 시험의 의미는 뭘까?를 해석방향으로 잡고 계속 생각해봤어요. 첫번째 시험을 보면, 배고픈 예수님을 시험한건데,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준다는 것 만큼 큰 유혹이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을 보면, 사탕하나만 준다고 해도 뭐든지 할 기세로 덤벼들고, 큰 아이들 조차도 맛있는 것 하나에 넘어갈때가 많아요. 그리고 단지 먹을것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그것이 돈이나 명예라고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대부분 많은 신앙인들이 첫번째 시험에 넘어가지 않을까 싶어요. 적당히 자신들의 기준안에 하나님을 합리화 하고, '하나님도 육체를 위해 살라고 하셨으니 이정도면 괜찮아' 하면서 정당화 시키겠죠. 물론, 전부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에요. 현실속에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현실을 무시하고 살아갈 수는 없으니깐요. 오늘 어떤 한 아이와 이런 대화를 나누었어요.
"선생님은 많은 돈을 벌지 않은데, 어떻게 사세요" 이 질문에 저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네 말대로 선생님은 많은 돈을 벌지 않지만, 더더더를 버리니깐 살만한것 같아" 제가 대답한 '더더더'는 더 좋은집, 더 좋은 차, 더 좋은 것들을 말하는 거였어요. 내가 살만큼의 돈과 내가 누울만큼의 집과 내가 운전할 수 있을만큼의 차가 있으면 되었지 그 이상을 바라지 않거든요.
예수님의 두번째 시험에 주목해봐요. 세상의 명예가운데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요? 그 순간만 타협하면 온 세상이 내것인데, 흔들리지 않고 바로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없을거에요. 특히 보이는 것에 약한 저를 발견하게 되는데, 예수님의 두번째 시험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첫번째 시험은 어쩌면 이겨낼 수 있을 법도 한데, 두번째 시험은 세상속에서 분별해야 하고, 구별되어야 하니깐요. 저또한 이 지점에서 많이 흔들리는 것 같아요. '절하는건 어때 마음만 아니면 되는거지 절하면 세상이 내껏이라고 하는데' 하는 마음이 제 마음에 있는 것 같아 괴롭네요.
마지막 세번째 시험은 말씀을 가지고 시험해 오는데, 교묘해도 너무 교묘한 것 같아요. 한국교회의 아픔과 상처를 이용하여, 말씀을 왜곡하여 걸려 넘어지게 하는 상황들을 많이 보게 돼요. 말씀을 자기식대로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다가가는 거죠. 말씀이 얕은 성도는 금방 넘어가게 되고요. 무엇이 진짜 진리인지 모른채, 자신이 갈망하고 간지러웠던 부분을 건들여주니깐 그것이 좋아 시험에 걸려 넘어지게 되는 거죠.
무엇보다도 예수님이 광야에서의 시험에서 '정체성'에 대한 혼란의 문제를 이겨내신점이 저에게는 강하게 와닿는 것 같아요. 기독교대안학교교사라는 직업이, 교사이면서도 교사 대접을 받지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사역을 하지만 사역자 대접을 받는 것도 아니라서 정체성의 혼란을 많이 가져오게 하는 직업중 하나인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대안학교교사로 지원하는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여하튼, '네가 기독교사냐?', '교사가 되어가지고' 등등. 이렇게 누군가가 저에게 말한다면 심하게 흔들릴 것 같아요.
나는 기독교사인데, 그것도 기독교대안학교 교사인데, 다른사람이 나를 볼때 '네가 교사냐'라는 물음은 내 정체성 전체를 흔들어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최근에 그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나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겠다는 결단이 생겨요. 내가 마귀처럼 누군가를 시험하는 사람이 되어서도 안되며, 누군가가 나에게 마귀처럼 시험드는 말을 한다고 해서 흔들리고 싶지 않네요.
예수님의 광야시험은 이처럼 많은 의미를 저에게 준 것 같아요. 내 삶을 적용하면서 다 정리하다보면 오늘 남은 하루가 다갈지도 모르겠네요. 그만큼 할말이 많지만, 아껴두고 싶네요. 그리고 실제로 이 모든 시험가운데 예수님처럼 흔들리지 않고 이겨냈을때 승리의 기쁨으로 다시한번 정리해보고 싶네요.
-말씀과 기도로 사람을 세우는 복남이^^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