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에 심은 나무 /달달한 묵상일기

밀양 영화에 대한 재해석

복남진우 2016. 3. 1. 22:44


3월1일 묵상일기. 기분날씨 : 좋음.


 오늘 사랑하는 이와 함께 티타임을 가지면서, "밀양"이란 영화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을 이야기 했어요. 그러면서, 묵상하게 되는 지점들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 지점들을 가지고 정리해보려고 해요.

 이창동 감동의 영화 <<밀양>>의 핵심장면은 신애가 아들 준이를 죽인 살인범 박도섭을 교도서에서 면회하는 장면일꺼에요. 신애가 살인범 박도섭에게 가기까지의 과정은 회심의 과정이었고, 이제는 하나님의 은혜로 용서할 수 있겠다라는 마음을 먹고 교도소로 간거였어요. 그리고 그들의 대화가 시작이 돼요.


박도섭 : 저도 믿음을 가지게 되었어요. 교도소에 들어온 뒤로 하나님을 가슴에 받아들이게 됐어요. 하나님이 이 죄많은 인간에게찾아와 주신 거죠.

신애 : (말없이 박도섭을 쳐다보며, 아주 평화롭고 안정되어 보이는 박도섭에게) 그래요?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니 다행이에요.

박도섭 : 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하나님이 저한테, 이 죄 많은 놈한테 손 내밀어 주시고, 그 앞에 엎드려 지은 죄를 회개하도록 하고, 제 죄를 용서해주셨습니다.

신애 : 하나님... 죄를 용서해주셨다고요?

박도섭 : 예! 눈물로 회개하고 용서 받았어요. 그리고 나서부터 마음의 평화를 얻었죠. 잠도 잘 자고..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도하고, 하루하루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인제 아무 여한이 없습니다. 어떤 처벌을 받더라도, 사형이 되도 달게 받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장기기증까지 다 해 두었어요. 이 죄 많은 인간의 몸이라도 하나님이 주신 거라 가치 있게 쓰일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나님한테 회개하고 용서받았으니 이렇게 편합니다. (가슴에 손을 얹으며) 내 마음이..

신애 : (아무말 하지 못함)

박도섭 : 요새는 내가 기도로 눈 뜨고 기도로 눈 감습니다. 준이 어머니를 위해서도 기도 많이 했어요. 빼놓지 않고 늘 합니다. 그런데 인제 이래 만나고 보니 하나님이 역시 제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신애 : (계속 말을 이어가지 못함)

신애 : (장면이 바뀌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용서하고 싶어도 나는 할 수가 없어요. 그 인간은 이미 용서를 받았대요! 하나님한테 그래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대요!

김집사 : (신애를 진정시키며 붙들며) 아이고, 왜 이래요? 목사님 기도 중에... 그래 하나님이 용서했으니깐, 이선생도 용서해야지.

신애 : 이미 용서를 받았는데, 내가 어떻게 다시 용서할 수 있겠어요? 내가 그 인간을 용서하기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먼저 그를 용서할 수 있어요? 난 이렇게 괴로운데 그 인간은 하나님 사라응로 용서받고 구원받았어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왜? 왜애?


 이 대화를 계속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있어요. 살인범 박도섭은 신애에게 아주 큰 상처를 남겼어요. 하지만 하나님께 용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신애에 대한 사죄의 모습이 없었다는 거죠. 신애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아들을 죽인 살해범을 성서에 나와 있는 "내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구절을 고백하면서 용서하고자 굳게 마음을 먹고,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행동으로 옮기게 돼요. 하지만 살인자 박도섭은 교도소에서 하나님을 만났다고 고백하는데, 그것도 웃으면서 죄에 대한 반성은 전혀 보이지 않고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나는 이미 죄사함 받았고 그래서 마음이 너무 편하다고"고 고백해요. 그 고백을 받은 신애는 마음이 더욱 아프고 상처받은 가슴에 대못질을 할 만큼 미치도록 아프고 더 서글프게 만들었어요. 심지어는 죽은 아이 준이가 떠오르면서 아픈 가슴에 분노까지 치밀어 오르죠. "아 하나님이 용서하셨구나, 그 살인자도 주님의 은혜로 죄사함 받고 마음의 평안을 얻으며 주님만 바라보는 구나!"라고만 생각했다면 하나님에 대해 오해한거라고 생각해요. "살인을 했는데, 하나님이 용서해주셨으니깐, 신애는 용서할 권리도 자격도 없는 것인가?, 뭐가 저러냐?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살인자 박도섭시가 진정으로 죄를 뉘우치고 죄사함을 받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요. 왜냐하면, 정말 하나님을 만나고, 죄사함을 받아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면 신애앞에서 당당하게 웃으면서 떳떳이 말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주인공 신애 역시 용서를 한다고 했지만 진정으로 용서를 하지 못했던 거라고 보여요. 용서하기 전에 대단한 결심을 가지고 살인범을 마주했지만 막상 자신의 얼굴과 대면해서 웃으며, 용서할 자격조차 주지 않는 살인범의 모습에 분노와 울분이 터지고 말았자나요. 신애는 내가 용서하기도 전에 먼저 용서를 했다며 주님한테 "누가 용서하는가?" 하며 용서의 권리를 빼앗겼다며 분노를 강하게 표출해요.

 그래서 이 영화에서 누가 옳고,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발견하게 돼요. 극단적인 대립의 상황이었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드러나는 모습인것 같아요. 결국 우리는 하나님앞에서 나약한 인간일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비록 나약함 가운데 허우적 거린다 할 지라도 그 허우적 거림을 통해 하나님을 의지 하며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아닌가 싶어요. 밀양이라는 영화를 다시한번 재조명 해봤는데, 저에게 주는 메시지가 강한 것 같아요. 결국 내식데로의 신앙은 안된다는 교훈을 얻게 돼요.


-말씀과 기도로 사람을 세우는 복남이^^V-